정치경제

제목 韓, 제조업경쟁력 日 제쳐…다수 경제지표서 추격
등록일 2021-08-12
지난 30년간 한·일 경제력 격차 비교 PPP 기준 1인당 GDP는 일본 추월 명목 GDP는 3분의 1 수준까지 따라가 기술경쟁력은 일본이 여전히 우위
조세일보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우리나라 경제가 일본 경제를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환율과 물가 수준을 고려한 한국의 구매력은 일본을 제쳤고, 양국 간 대표적 산업인 제조업 경쟁력에서도 한국이 앞서 있다. 특히 거시경제 부문 많은 지표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다만, 기술경쟁력은 아직까지 일본이 앞서고 있는 모양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8·15 광복절을 앞두고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된 1990년대 초 이후 한일 간의 경제·경쟁력 격차를 비교한 보고서를 내놨다. 전경련은 "한국이 지난 30여년간 일본과의 격차를 줄인 부분과 여전히 일본에 비해 미흡한 부분을 분석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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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거시경제,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를 분석해 국가경쟁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IMD 국가경쟁력 순위를 살펴보면 1995년 한국과 일본은 각각 26위와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에는 한국이 23위, 일본이 34위로 나타나 한국이 국가경쟁력 전체 순위에서 일본을 추월했다.  

또 S&P, 무디스, 피치 등 모든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에서 1990년과 달리 2021년 현재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일본보다 2단계 높게 평가하고 있다.

각국의 물가와 환율수준을 반영해 국민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1인당 경상 국내총생산(GDP)는 2018년에 한국(4만3001달러)이 일본(4만2725달러)을 추월한 이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양국의 대표적 산업인 제조업 경쟁력에서도 한국은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경쟁력을 분석해 국가마다 순위를 부여하는 CIP(Competitive Industrial Performance)에 따르면, 1990년 한국과 일본은 각각 17위, 2위에 해당했다. 그러나 2018년 기준 한국이 3위로 올라가고 일본은 5위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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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거시경제 부문 많은 지표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축소됐다. 명목 GDP 기준 한국의 경제력은 1990년 2830억달러에서 2020년 1만6310억달러로 성장했다. 일본과 비교했을 땐 1990년 8.9%에서 2020년 32.3%로 30년 사이 약 3분의 1 수준까지 따라온 것이다. 1990년 한국의 명목GDP 수준은 세계에서 17위이고 일본은 2위에 해당했으나, 작년엔 한국은 10위에 진입했고 일본은 3위로 하락하며 그 격차도 대폭 좁혀졌다.

명목 1인당 GDP 기준으로는 한국이 1990년 6610달러에서 2020년 3만1497달러로를 기록해, 일본의 25.5% 수준까지 벌어진 격차가 작년엔 78.5% 수준까지 좁혀졌다.

대외부문 지표에서의 한국의 성과도 두드러졌다. 한국의 작년 기준 수출액은 5130억달러로 일본의 80%, 수입액은 4680억달러로 일본의 74% 수준으로 나타났다. 1990년 각각 24%, 31% 수준에서 대폭 성장한 것이다. 해외직접투자(유출)도 격차가 많이 줄었다. 다만, 수출·수입 등 교역 부문에 비해 해외직접투자는 작년 기준 한국 325억달러, 일본이 1157억달러로 여전히 3.6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양국 기업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수, 세계 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 1위 품목 수 모두 한일 격차가 감소했다. 다만, 이는 한국기업의 경쟁력이 강화된 이유도 있지만 일본기업 경쟁력이 약화된 것도 원인으로 보인다는 게 전경련의 분석이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수에서 1995년 일본기업은 149개였으나 작년엔 53개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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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국은 일본을 많이 추격했으나 기초기술 강국인 일본과의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글로벌 R&D 1000대 투자 기업 수에서 2020년 기준, 일본은 한국에 비해 여전히 5배 이상 많은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소재·부품 분야에서 한일 경쟁력을 비교하는 지표인 한국의 소재·부품 분야 대일(對日) 적자 규모는 1994년 83억달러에서 2020년 154억 달러로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대일 전체 무역수지 대비 비율도 증가했다. 교역규모 증가에 따른 적자액 증가이지만 전체 대일 무역수지 대비 비율도 소폭 증가한 것이다. 또 기초과학·원천기술 경쟁력을 나타내는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경우, 한국은 수상자가 없지만 일본은 2020년까지 24명이나 배출했다.

전경련 김봉만 국제협력실장은 "지난 30년간 한국의 경제적 성취는 눈부실 정도이며, 대다수 주요 경제지표에서 한일 격차는 감소하거나 일부 분야는 오히려 역전됐다"면서도 "하지만 해외직접투자액 등에서는 여전히 일본과의 격차가 크고, 특히 글로벌 R&D 1000대 투자기업 수, 소재·부품 경쟁력, 노벨상 수상자 등 기초과학기술 분야 투자·경쟁력에서는 격차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경제가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격차가 여전히 큰 과학기술 경쟁력을 키워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R&D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한일관계는 서로 협력할 때 시너지효과가 나는 만큼, 해외진출 시 양국기업 협력 및 한일 간 기술협력 강화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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