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제목 [전문] 정홍원 선관위원장 호소..."공정이 최고 목표"
등록일 2021-09-02
"정권교체가 시대적 사명 절감...사심 없이 경선 이끌겠다" "80 바라보는 나이에 부족하지만, 나라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몸 던지는 게 도리" '역선택 방지' 경선 룰 봉합과 윤석열 후보에 대한 자신 지지 의혹 선 긋기로 해석
조세일보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2일 호소문을 통해 당이 하나가 되어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점을 당부했다. 지난달 26일 국민의힘 선관위원장 위촉 후 당내 인사들에 발언하는 정 위원장[사진=연합뉴스]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공정 경선을 거듭 강조하며 정권 교체를 위해 당이 하나가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홍원 선관위원장은 2일 오전 호소문을 통해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내야 하는 이 중차대한 상황에서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며 "우리 모두는 대의의 길로 나아가야 하고 나라가 바로 선다면 나 한사람의 희생은 감수하겠다는 숭고한 자세로 임해야만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처음도 나중도 공정이라는 가치를 최고 목표로 삼고 사심 없이 경선을 이끌어 가겠다"고 약속했다.

정 위원장은 "80을 바라보는 나이에 여러모로 부족한 저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막중한 자리라 고사하려고 했으나 이준석 당 대표의 간곡한 요청을 받았다"며 "나라를 위해 나를 필요로 한다면 몸을 던지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에서 직을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은 벼랑 끝을 향하여 달리고 있는 듯 절박한 상황"이라며 "안보, 외교, 경제, 사회 어느 한 분야도 희망적인 곳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부패는 만연해 있고 공정이 사라졌으며 법치가 무력화되어 가면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로 변해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정상국가로 돌려놓는 것만이 우리의 살 길이 되고 있다"며 "제가 선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함성이 저에게 쏟아지는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정권교체가 시대적 사명임을 절감했다"고 힘줘 말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개인의 영달보다 역사에 칭송받는 사람으로 기록되는 후보가 될 수 있도록 각오를 달리해 주실 것을 거듭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정 위원장의 이 같은 호소는 최근 경선 룰과 관련한 '역선택 방지' 찬반 논란 과열로 경선버스 출발부터 후보들간 첨예한 갈등이 빚어진 데 대한 조기 진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초 정 위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만남 소식이 알려지면서 자신이 윤 전 총장을 지지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대한 명백한 선 긋기 행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이준석 당 대표가 정 위원장을 위촉하면서 전권을 부여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지만 당 내에서는 정 위원장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경선 룰에 넣기로 했다는 얘기가 돌면서 유승민 홍준표 후보 등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사퇴 압박까지 제기한 상태다.

특히 유 후보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후보가 정홍원 선관위원장을 8월초 만났다"며 "정홍원 선관위원장이 대선후보 경선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이라는 걸 넣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졌다는 얘기가 파다하다"며 양측의 관계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윤석열 캠프 주장과 똑같은 주장"이라며 "대선 여론조사에 '역선택방지' 운운하는 건 정권교체를 포기하는 행위"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다음은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의 호소문 전문이다.

호소 드립니다.

존경하는 후보님,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자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게 된 정홍원 인사드립니다.

80을 바라보는 나이에 여러모로 부족한 저에게는 너무나 버거운 막중한 자리라 고사하려고 하였으나 이준석 당 대표의 간곡한 요청을 받고 나라를 위하여 나를 필요로 한다면 몸을 던지는 것이 도리라는 생각에서 직을 맡기로 하였습니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한 분 한 분의 면면을 살펴보았을 때 모두가 훌륭한 거목들이어서 무엇보다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충분히 이해하시고 계시겠지만 그래도 제가 선관위원장을 맡으면서 갖는 소회를 밝히고 후보님들의 이해와 동참을 호소하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되어 펜을 들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지금 대한민국은 벼랑 끝을 향하여 달리고 있는 듯 절박한 상황입니다. 안보, 외교, 경제, 사회 어느 한 분야도 희망적인 곳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부패는 만연해 있고 공정이 사라졌으며 법치가 무력화되어 가면서 상식이 통하지 않는 나라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 나라를 정상국가로 돌려놓는 것만이 우리의 살 길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의 대선은 나라의 명운이 걸려 있는 선거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가 선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함성이 저에게 쏟아지는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정권교체가 시대적 사명임을 절감하였습니다.

존경하는 후보님,

국민들의 염원을 담아내야 하는 이 중차대한 상황에서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대의의 길로 나아가야 하고 나라가 바로 선다면 나 한사람의 희생은 감수하겠다는 숭고한 자세로 임해야만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처음도 나중도 공정이라는 가치를 최고 목표로 삼고 사심 없이 경선을 이끌어 가겠습니다. 상식에 맞고 순리에 부합한다면 소의를 버리는 용단도 갖겠습니다.

후보자님들도 경선이 끝난 뒤 모두가 손에 손 잡고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드는데 각자의 힘을 결집할 수 있는 유쾌한 경선이 되도록 참여와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국민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개인의 영달보다 역사에 칭송받는 사람으로 기록되는 후보가 될 수 있도록 각오를 달리해 주실 것을 거듭 호소 드립니다.

후보님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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