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제목 이준석 “경선, 비빔밥에 비견돼...조화 이뤄야 승리"
등록일 2021-09-02
李 "(후보들) 계란도 당근도 나물도 다쳐선 안돼...與 공격에 내 일처럼 나서주길" 유승민 "정홍원, 윤석열 후보 추대하려 연석택 방지 경선룰 만들려해" 반발 '역선택 도입' 놓고 주자간 갈등 첨예...贊 '윤석열·최재형', 反 '유승민·홍준표' 등
조세일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일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경선룰과 관련, "대통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선당후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 대표[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일 당내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경선룰 논란과 관련해 '선당후사(先黨後私)'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며 진화에 급급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당내 일부 대선후보들은 '역선택 방지' 반대를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에서 "대통령 후보 선출 경선은 비빔밥 혹은 샐러드볼에 비견되는 것처럼 다양함이 조화를 이루었을 때 승리를 이루어 낼 수 있다는 것을 꼭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선이 마무리될 때까지 계란도, 당근도, 나물도 전혀 다치지 않은 상태로 유권자에게 닿을 수 있도록 후보 한분 한분을 우리당의 귀중한 자산으로 생각해주시고, 혹시 여당의 불합리한 공격이나 지적이 들어올 때 내 일처럼 나서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들(여당)은 사법과 행정권력 등 모든 것을 장악하고 우리당과 대선주자들에 대한 흠집내기를 강행할 것"이라며 "내 일처럼 맞서 싸우고 내 일처럼 지켜냈을 때 우리 안에 팀 빌딩이 될 것이고, 나중에 어떤 후보자가 우리당의 최종 후보자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함께 동지 의식을 가지고 대통령 선거를 이겨내고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유승민 후보는 이날 "정홍원 선관위원장이 기어코 윤석열 후보를 추대하려고 역선택 방지를 경선룰에 넣으려는 모양"이라며 "정 위원장은 윤석열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가시라"라고 이 대표가 전권을 위임한 정 위원장을 직격했다.

유 후보는 자신의 SNS에 정 위원장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면서 "공정한 경선관리는커녕 경준위가 두 번이나 결정하고 최고위가 추인한 (경선)룰을 선관위원장이 바꾼다? 정홍원 위원장이 무슨 절대군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이고 국민의힘은 국민의 마음을 얻어서 정권교체를 하고자 하는 공당"이라며 "정홍원 개인의 사당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정홍원 선관위원장에게 세 번째 경고한다"며 "여덟 분의 후보가 반대하고, 역대 대선후보 경선에서 한 번도 한 적이 없고, 대선 패배를 초래할 게 뻔한 경선룰을 기어코 만들겠다면 유승민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이 '역선택 방지 조항'을 경선룰에 넣는 문제를 놓고 첨예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앞서 윤석열·최재형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여권 지지층을 제외하는 역선택 도입에 찬성 입장을 보인 반면, 홍준표·유승민 후보는 강하게 반대하며 경선버스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당 선관위는 전날 각 캠프 대리인을 불러 경선룰에 대한 공식 의견을 수렴했다. 이 자리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 찬성 입장을 밝힌 캠프는 윤석열·최재형 캠프와 황교안 후보 캠프 등 3개 캠프다.

반면 반대 입장을 밝힌 캠프는 홍준표·유승민 후보를 비롯한 8개 캠프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원희룡 후보는 선관위 결정에 따르겠다며 불참했다.

선관위는 지지 정당을 묻는 방식 대신 '정권 교체에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을 넣는 방안과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한 조사와 관련 조항이 없는 조사를 각각 진행해 합산하는 방식’ 등을 중재안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대선이 7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은 지난달 31일 대선 후보 등록을 마무리했다. 후보 등록 결과, 야권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해 최재형 전 감사원장, 홍준표·하태경 의원, 원희룡 전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또한 황교한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 장기표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과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전 국회의원) 등도 등록해 총 15명이 신청했다.

선관위는 후보자 검증을 실시한 뒤 당내 경선에 나설 후보를 3일 발표할 예정이다. 1차 컷오프 경선에 참여할 후보는 12명 또는 13명이 될 전망이다. 이어 오는 15일 국민여론조사 100%로 1차 컷오프를 통해 8명, 10월 8일에는 국민여론조사 70%와 당원투표 30%를 반영해 2차 컷오프 후 4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국민여론조사 50%와 당원투표 50%를 통해 11월 5일 최종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선룰을 놓고 당내 불협화음이 커지면서 예정된 일정이 지켜질지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정홍원 당 선관위원장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처음도 나중도 공정이라는 가치를 최고 목표로 삼고 사심 없이 경선을 이끌어 가겠다"며 "상식에 맞고 순리에 부합한다면 소의를 버리는 용단도 갖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후보 진영을 향해 "개인의 영달보다 역사에 칭송받는 사람으로 기록되는 후보가 될 수 있도록 각오를 달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개개인 유불리를 떠나 당의 대선 승리를 위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 역시 "선관위는 이미 추인된 경준위안을 수정·적용할 권한을 갖고 있다"며 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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