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제목 김정은, 정치국회의 소집..."방역체계 완성하라" 지시
등록일 2021-09-03
金, 회의에서 별도의 대미·대남 메시지는 내놓지 않아 "방역 강화, 가장 중핵적 과업 명심해야"...북한式 방역 체계 완성 주문 美 북한전문매체들, 북한 열병식 준비 소식 전해...내달 10일 당 창건 76주년 예상 예년 비해 현지지도 현저히 줄어든 이유...코로나19 와 심각한 경제난 때문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일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대책 강화와 식량난 해결을 위한 당중앙위원회 차원의 조치를 강력 지시했다.
조세일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2일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며 코로나19 방역 대책 강화와 식량난 해결 등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당 차원의 조치를 강력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전했다. 지난 6월 정치국 확대회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제공]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3일 "조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9월 2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며 "정치국의 위임에 따라 총비서이신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코로나 방역대책과 관련, "지금 세계적인 대유행 전염병 사태가 억제되지 않고 계속 확산되는 위험한 형세는 국가적인 방역대책을 더욱 강화해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며 "모든 당 조직들과 일군들이 국가방역체계와 이 부문의 사업을 재점검하며 방역전선을 다시 한번 긴장시키고 각성시키기 위한 일대 정치공세, 집중공세를 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역사업에서 전체 인민의 사상의 지적단합과 고도의 자각적 일치성을 보장하는 방법에 더욱더 튼튼히 의거하며 일군들이 자기 지역과 단위의 방역안전을 당과 국가 앞에 전적으로 담보하겠다는 철저한 각오와 높은 책임성을 견지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에서 방역 강화는 순간도 방심하면 안 되는 가장 중핵적인 과업이란 것을 명심하라"며 "방역 강화에 필요한 물질·기술적 수단을 충분히 갖추며 방역부문 일꾼(간부)들의 전문가적 자질과 역할을 높이고 우리 식의 방역체계를 더욱 완성(하라)"고 지시했다.

김 총비서는 별도의 대미·대남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이날 회의엔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들,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이 참가한 가운데 당중앙위원회 부서 일군(간부)들과 도·시·군당책임비서들, 인민위원장들, 사회안전, 검찰기관, 연합기업소, 중요공장 책임일군들, 내각과 해당 성, 중앙기관, 무력기관, 비상방역부문 일군들이 방청했다.

◆ 美 북한전문매체들 北 열병식 준비 소식 전해...당 창건 76주년인 내달 10일 예상

한편 미국의 북한전문매체들은 북한이 수립 73주년을 맞는 오는 9일 또는 조선노동당 창건 76주년인 내달 10일경 평양에서 열병식을 개최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다만 열병식 연습이 통상 1~2개월 전에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10월에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북한전문웹사이트 38노스는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북한 평양에 있는 미림 훈련장에서 병력 구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또한 NK뉴스 역시 이날 "북한이 수개월 안에 열병식을 개최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평양 훈련장에서 군인들의 대형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NK뉴스는 민간위성업체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사진을 인용해 미림 비행장 내부에 군용트럭 수 십대와 300여명의 군인이 포착됐다는 점을 설명했다.

◆ 김정은, 현지지도 예년 비해 현저히 줄어...美 전문가, 코로나19 및 경제난 때문

김 총비서는 올해 이례적으로 현지지도 횟수가 예년에 비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주택건설 현장 방문 등 현지지도가 3차례에 불과했고 군사 현지지도를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8차례나 직접 훈련장을 찾아 군부대들의 합동 타격 훈련과 포사격 훈련 등을 지도하고 시찰한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2019년에는 4~12월 사이에 비행훈련과 잠수함 시찰, 초대형 연발시험 사격 등을 19차례나 참관했다.

이에 대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국경 폐쇄로 인한 경제난과 코로나19 유행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일 전했다.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전날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북한은 적어도 당분간 경제가 김 총비서의 최우선 관심사임을 대내외적으로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김 위원장이 갑자기 실험을 실시하고 군사 훈련을 참관한다면 이는 벼랑 끝 전술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지금까지 김 총비서가 군사 현지지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미국과 한국과의 외교와 관여의 기회를 찾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북한이 군과 관련된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영변 핵시설을 가동하는 벼랑끝 전술을 사용할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군사 현지지도가 없는 것이 코로나19와 많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지난해 1월부터 중국 등 주요 무역 상대국으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켜 경제가 더욱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군대가 김 총비서의 우선순위에서 멀어졌다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릴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 근거로 김 총비서가 지난 1월과 그 이전 북한 과학자들에게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하고 전술핵 탄두와 다탄두 대기권 재진입 비행체(MRV),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더 많이 개발할 것을 촉구했다는 점을 들었다.

미 중앙정보국(CIA) 정보분석관을 지낸 수 김 랜드연구소 연구원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김 위원장이 코로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을 제한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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