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제목 이준석, '尹 정치공작 의혹’에 "경선 검증단 미설치 안타까워"
등록일 2021-09-03
3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당 지도부, 당시 이 사안 논의한 적 없어" 대선 승리 전략엔 "솥 깨고 배 가라앉히는 각오(파부침주)로 임하겠다" ‘자기정치' 지적엔 "여의도 변화 도전자의 길 가겠다"...참여·공유·개방 강조
조세일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관훈쿨럽초청토론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검언 유착' 의혹과 관련해 "당내 대선 검증단 설치가 당내 갈등으로 지연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좌측 세 번째가 이 대표[조세일보 자료사진]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는 3일 당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해 4.15 총선 직전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야권 인사에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 "제가 한 달쯤 전에 선거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사실관계를 검증·대응할 수 있는 검증단 설치 언급한 바 있는데 당내 갈등으로 지연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 질의응답에서 윤 전 총장의 소위 '정치공작' 의혹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지금이라도 지도부 논의를 통해서 이런 검증단을 구성할 지에 대해서 빠르게 고민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뉴스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둔 4월 3일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이던 김웅 의원에게 범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형사 고발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윤 전 총장과 김웅 의원, 손준성 검사가 모두 의혹을 부인했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대검찰청은 2일 오후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김오수 검찰총장이 대검 감찰부에 진상조사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3일 관련 의혹에 대해 "검찰 전체의 명예가 걸린 사안"이라며 "이 사건은 여러 법리 검토 필요성이 있고, 법무부가 접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실 확인도 필요한 것 같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이준석 대표 역시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는 부분과 그 전 당내 경선 검증단 설치를 통해 사전 검증을 실시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관련해 "김웅 의원 같은 경우는 본인이 해명자료를 밝혔기에 그 내용을 토대로 알고 있지만 나머지 분은 현재 검찰에 몸담고 있기 때문에 따로 소통하기 어려웠다"라면서도 "하지만 저도 그 당시 (국힘)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지도부 차원에서 그런 점을 인지하고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 법률위원회 같은 경우는 선거 때는 수많은 자료를 이첩 받고 다룰 수 있다”면서 “하지만 공식적인 석상에서 그런 문건이 다뤄진 적을 없다는 것을 사무처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선을 그읏다.

그러면서 "그 정도의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고 저도 그 탐사추적을 했던 언론에서 추가적인 정보를 공개하기 전까지는 따로 당의 입장을 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이 대표는 또 '특검이나 다른 조사 이전에 당 차원의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엔 "결국 당무감사 정도 진행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 시작점을 찾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언론보도가 나오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한다"고 답했다. 구체적 정황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당 차원의 진상규명 등 조치는 다소 시기상조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웅 의원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그 문건을 이첩 받았는지 등을 불확실하게 답변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당무감사에서 파악하도록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토론자가 김 의원에게 정보를 이첩해 준 인물이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으로 그 역할과 윤 전 총장과의 관계 등을 보면 수많은 제보 속에 묻힐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있다고 지적하자 이 대표는 "김 의원은 여러 문건을 전달한 바 있다고 했지만 그 특정 사안에 대해 전달한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며 "법률지원단에서도 이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기 때문에 당무감사를 통해 더 엄격하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원론적 답변을 내놓았다.

덧붙여 "김 의원은 당시 검찰에서 퇴직해 정당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절이었기 때문에 그 제보를 검찰에서 받는 게 부적절하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었지만 어떤 경로와 어떤 과정이 있었는 지는 좀 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대선 승리 전략과 관련해선, “거록전투(巨鹿戰鬪)에서의 항우처럼 파부침주(破釜沈舟)를 대선의 키워드로 삼아보겠다"며 "(대선은)조직 선거나 통합론만으로는 안 된다. 솥을 깨고 배를 가라앉히는 각오가 있어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거록전투(巨鹿戰鬪)는 기원전 207년 진나라의 주력부대와 초나라 반군이 맞붙은 회전으로 초나라 장수인 항우의 결정적 승리로 전투는 종료됐고, 그 결과 진나라는 멸망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 항우는 출진에 앞서 타고 온 배를 가라앉히고 사용하던 솥을 깨뜨리는 파부침주(破釜沈舟) 전략, 이른바 배수진으로 승리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개혁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 한 치라도 더 중간지역을 공략해서 승리해 보겠다"며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에 새로운 세대가 원하는 변화가 녹아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자신이 '자기정치를 하려고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그런 지적을 받으니 많이 위축됐다. 하지만 다시 제 길이 옳다고 생각하고 가보려 한다"며 "나이가 젊어서 주목받는 대표가 아닌, 여의도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던 한 도전자의 길로 가보려 한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2030세대가 현 정부의 실정에 실망해 한 번 쯤은 정치에 관심을 두고 표를 몰아줄 수 있다. 하지만 이 관심을 지속시키려면 정치권이 환골탈태해야한다"며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내고 관습을 강요하지 않아야한다. 젊은 세대는 우리 사회가 계급장을 떼고 더는 위아래를 나누지 않는 문화를 받아들이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청바지 입고서 회사를 가도 깔끔하기만 하면 괜찮고, 젓가락질 잘해야만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는 노래를 기억하느냐"고 반문한 뒤, "여의도 정치도 개성이 드러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당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점에 대해선 "저는 관습을 깨고도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했기에 전당대회에서 이기는 것에 더해 새로움을 추구했다"면서 "그리고 국민의힘 당권과 지지자들이 변화의 선두에 서서 익숙함을 넘어 새로움을 택했다"고 소회했다.

이어 "이런 연속된 실험이 지금까지는 유쾌한 반란으로 치부되었지만, 앞으로 이러한 도전 정신과 패기가 국민의힘의 언어가 돼야한다"며 "제가 지향하는 국민의힘의 언어는 참여, 공유, 개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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