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

제목 일 기시다 내각, 끌어다 쓰고 보자…추경 276조 편성
등록일 2022-11-09
조세일보
 
일본 기시다 내각이 1980억 달러(276조원) 규모의 추가 예산을 승인해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 정부의 채무 부담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내각은 8일, 인플레이션으로 이해 가계와 기업의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경기 부양 패키지 자금으로 276조 원에 달하는 추가 예산을 승인했으며 재무성은 내년도 2차 추경을 215조 원의 국채발행으로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현재 260%에 달하는 세계 최고수준인 국가부채의 상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경제회복과 재정 건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재 닥친 위기를 넘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엔화가 30년 이래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사정이 악화된 가계와 기업에 대한 물가 상승의 영향을 막기 위해 내각이 주도한 것으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기시다 내각의 지지가 위험수위에 달한 상태에서 나왔다.

미즈호 증권 고바야시 슌스케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계속해 많은 자금을 풀어 세수 증대를 도모한다는 점에서 큰 그림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자본투자와 같은 민간부문 지출의 지속 가능한 증가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상승하는 물가는 에너지를 넘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넘어 계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지만, 급여의 증가 속도가 이에 미치지 못하면서 가계의 소비지출 능력을 잠식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어려움이 가중되더라도 앙등하는 물가에 대한 작은 구제책을 통해 최저 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계속 버텨보자는 심산이다. 추경의 약 4분의 1은 전기 및 휘발유 보조금을 포함한 가격 부담 조치와 기업의 임금인상을 유도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5분의 1은 부를 널리 분배하려는 기시다의 이시녀티브에 할당되고 73조 원은 재난 대응 및 국가 안보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목적에 지원된다. 추경은 의회에 제출될 예정이며 집권 연정이 과반 이상을 차지해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패키지 자금 조달을 위해 더 많은 부채를 발행함으로써 코로나 19 기간 늘어난 지출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재무성은 이번 회계연도 국채발행 증가액을 42조1690억 원으로 제한하고 있어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재무성이 추가 발행 목표를 타이트하게 유지하려는 이유는 일본의 국가부채가 어느 정도 선에서 통제되고 있다는 것을 외부에 알리기 위한 형식상의 표현일 뿐이다. 일본은 선진국에서 가장 높은 국가부채비율을 가지고 있다.

최근 영국 리즈 트러스 내각의 붕괴는 국내외 자금시장의 요구사항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대규모 지출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위기를 고조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이런데도 일본인의 절반 이상이 미국 달러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초완화 통화정책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다며 부채로 떠받치는 경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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